미국의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
지난 50년 동안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첩보전을 치러 왔다. 그러나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 있어 그 실체를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첩보전의 대명사인 첩보위성에 대한 정보가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2003년 이라크에 대한 ‘충격과 공포’ 침공 당시 미국이 선제공격을 감행할 때 사용된 무기의 70%가 우주의 첩보위성이었다. 얼마 전 북한의 미사일 사건으로 전 세계가 들썩였을 때 처음 이 소식을 전한 것 또한 미국의 첩보위성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머리 위에는 수백 기에 달하는 각국의 군사용 첩보위성이 떠다니고 있다.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첩보위성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또 그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첩보위성은 일반 위성과 어떻게 다를까?
1998년 북한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 장면.
1957년 10월4일 옛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궤도에 올려놓자 미국은 두려움에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우주공간에서 미국에 대한 각종 정보를 빼내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뒤질세라 1958년 첫 번째 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했고, 이어 정찰(사진촬영) 목적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
초기의 위성은 전파를 이용해 영상정보를 송부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실제 필름으로 찍어 캡슐에 넣은 다음 대기권으로 떨어뜨려 회수하는 방법을 택했다. 물론 미국의 정찰기들은 위성이 발사된 후에도 수십 년 동안 러시아와 동유럽 상공을 비행하면서 군사현황에 관한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쿠바 미사일위기 때나 U-2 정찰기가 러시아 상공에서 격추될 때까지 이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는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1996년까지 미국은 정찰 목적을 위해 약 1000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한다. 러시아도 이에 못지않은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한 시골 도로에서 이뤄지는 물체의 이송과 산 속에서 벌어지는 미사일 동향을 미국은 훤히 알고 있다.
무서운 감시의 눈, 첩보위성 때문이다. 미국, 그리고 강대국의 다른 나라 엿보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수백 개에 달하는 첩보위성을 쉴 새 없이 쏘아 올려 지구 상공에 촘촘한 위성 첩보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았다.
6월에는 북한 외무성의 우라늄 농축 선언 이후 한·미 정보당국이 특수정찰기(WC-135W), 적외선 열감지 센서를 장착한 첩보위성과 인적정보망(HUMINT) 등을 총동원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활동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비밀작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위성이란 이처럼 상대편의 정보나 형편을 몰래 알아내기 위해 사용하는 인공위성을 말한다.
웬만한 선진국에서 첩보위성을 띄우는 요즘의 상황은 우주공간에서 소리 없는 공격이 벌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남의 나라 심장부에 있는 주요한 건물 사진을 찍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공격이다. 그것은 마치 상대방에게 무기를 들이대고 위협하는 듯한 효과를 낸다. 오늘날 첩보위성의 영상기술은 대단히 발전했다.
보통 위성영상이란 지구 표면을 촬영한 디지털 사진을 통칭한다. 위성 카메라가 일반 카메라와 다른 점은 다양한 파장정보를 촬영한다는 것. 가시광선 파장(0.4~0.7μm)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0.75~3μm)이나 초단파(1~10m) 영역까지 수집한다. 위성영상이 군사분야는 물론 농업·기상·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구체적 정의는 없지만, 첩보위성은 물체 식별 능력이 1m 이하의 해상도를 갖춘 위성영상을 이용한다. 이 정도는 돼야 적국의 군사동향과 작은 군사시설 등을 판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디지털 해상도는 1m급, 5m급, 30m급 등으로 표현하는데 숫자가 작아질수록 더 작은 지상물체를 판독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1m급이라는 말은 화소 1개가 1㎡를 표현한다는 의미인데, 지상 물체의 크기가 가로 세로 1m 이상이면 어떤 물체인지 알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정도 크기의 물체에 대한 윤곽을 뚜렷이 구별할 수 있는 정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위성사진 분석가들은 50cm×50cm 정도의 공간해상도면 승용차나 손수레를 뚜렷이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위성영상은 그 종류나 처리 방식에 따라 지표면은 물론 지하, 해저지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전략적 계획을 세우는 데 매우 중요하다. 위성의 전략적 중요성을 간파했기에 세계 각국이 관련 기술 개발을 서두르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영상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데는 상당한 기술력과 막대한 비용, 시간이 든다.
특히 일찌감치 핵심 기술을 확보한 나라들은 관련 기술을 극비에 부쳐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다. 대부분 첩보위성은 열적외선 센서를 탑재하고 밤에 활동한다. 낮에는 태양복사열과 체온 사이에 간섭현상이 일어나 인체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낮과 밤에 모두 활동하는 첩보위성도 있다.
▶▶▶다른 나라의 정보를 어떻게 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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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정보국이 운용하는 첩보위성 KH(Key Hole)-12.
첩보위성은 육지·바다·하늘에 배치된 자산을 상호 보완적으로 동시에 운용해 미사일 발사 징후를 빈틈없이 파악한다. 고공정찰기로 24km 이상의 고도에서 북한 내륙의 영상을 촬영하고, 미사일 발사장 주변의 무선 통신을 감청해 발사장의 준비 상황을 샅샅이 들여다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첩보위성은 다른 나라의 정보를 어떻게 빼낼까? 인공위성은 운용 목적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예를 들어 무궁화위성처럼 방송통신 중계 목적으로 운용하는 위성이 있는가 하면 GPS 위성처럼 위치정보 제공을 위해 발사한 위성도 있다.
또 대기 현상을 분석하는 과학위성이 있는가 하면 천체 사진을 찍기 위한 위성도 있다. 이 가운데 백미는 첩보위성, 조금 더 나아가면 정찰위성이다. 첩보위성은 다른 나라의 지상 촬영을 주 임무로 한다. 군사용으로 사용하는 위성에는 정찰위성·조기경보위성·도청위성·군사통신위성·항행위성·군사기상위성 등이 있다.
넓게 보면 모두 첩보위성에 속한다. 그러나 좁게 볼 때 첩보위성은 정찰위성·조기경보위성·도청위성만을 가리킨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정찰위성이다. 정찰위성은 작전에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해 수백 km 상공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며 적의 동향이나 지형을 살피는 위성이다.
스파이위성으로도 불리는 정찰위성의 위력은 뉴욕 센트럴파크 벤치에 앉아 뉴요커가 읽는 신문 제목을 수백 km 고도에서 판독해낼 정도다. 정찰위성은 보통 고도 600~800km의 지구 저궤도에 위치한다. 어느 지역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려면 가능한 한 고도가 낮아야 하기 때문이다.
위성이 지면과 가까워질수록 영상의 해상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정찰위성은 자기 궤도에서 편하게 셔터만 눌러대지 않고 때때로 상당히 급격한 운동을 하며 최대한 지구 가까이 내려오는 방식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미국 공군우주사령부가 관리하는 KH(Key Hole)-12라는 정찰위성은 평상시에는 600km의 고도에 있다 목표가 정해지면 200∼300km 높이로 내려와 목표지점의 영상을 촬영하고 다시 제자리로 올라간다. KH와 같은 정찰위성은 보통 자체 동력을 이용해 자주 궤도를 변경하기 때문에 수명이 짧은 편이다.
대신 해상도 10cm(10cm를 하나의 픽셀, 즉 점으로 인식한다는 뜻)급의 최고 광학 카메라를 사용해 지구를 마치 ‘열쇠구멍(Key Hole)’으로 들여다보듯 지상에 있는 가로 세로 10∼15cm 크기의 물체까지 정밀하게 식별해낸다. 이 정도의 해상도라면 지상의 남자와 여자를 구별해낼 수 있고, 자동차 번호판도 읽을 수 있다.
한마디로 웬만한 지상목표물은 KH위성의 ‘눈’을 피해갈 수 없다. 고도 3만6000km의 정지궤도에 떠 있는 방송위성이나 통신위성과 달리 첩보위성은 세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가능한 한지구 가까이에서 지상의 물체와 움직임을 탐지해야 하고, 또 고도 300∼600km에서 지구의 강한 인력에 끌리지 않고 첩보를 수집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단히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아야 한다. 그래서 첩보위성은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반 정도 돌 만큼 빠른 속도로 선회하며 정보를 수집한다. 500km 상공인 경우 초속 약 8km의 속도를 유지한다. 미국 스파이위성이 하루 한두 차례 한반도 상공을 지나며 적정(敵情)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며 찍은 수백 장의 고해상도 위성사진은 실시간으로 미국 국방부로 전송된다.
이 중 일부가 ‘제한적으로’ 우리에게 전달된다. 이 때문에 북한은 스파이위성이 지나가는 시간을 피해 군사훈련을 한다고 한다.차세대 첩보위성은 지금처럼 ‘키홀’과 같은 대형 정찰위성을 지속적으로 배치하면서도 정보의 질과 경제성을 고려한 새로운 개념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색깔 식별 능력이 뛰어난 초분광센서(HSI)를 탑재한 첩보위성이 개발될 것이고, 저가의 소형위성을 이용한 감시정찰체계가 일반화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수십 기의 소형위성을 고르게 배치해 지구상 어느 곳이든 24시간 지속적으로 감시한다든지, 소형 첩보위성을 몇 기씩 짝지어 관심지역을 집중적으로 정찰할 수 있게 된다.
하늘 위에서 당신을 훔쳐보는 첩보 위성
사랑하는 남녀의 애틋한 만남을 그린 설화 ‘견우와 직녀’는 일본에도 전해지고 있다. 일본이름으로 오리히메(직녀)와 히코보시(견우)라고 불리는 주인공들이 1년 중 은하수를 건너 7월 7일 단 하루만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10여 년 전, 일본은 이 이야기를 토대로 우주쇼를 벌였다. 두 주인공의 이름을 딴 일본의 인공위성 2대를 뉴질랜드 상공 550km에 띄워 현대판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실현한 것이다. 초속 8km의 빠른 속도로 날아가던 히코보시는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로 오리히메를 찾았고, 둘은 1998년 7월 7일 오전 7시에 도킹에 성공해 하나가 됐다.
미국에도 비슷한 우주쇼가 펼쳐진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3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3대의 고성능 마이크로 위성을 우주 극궤도에 쏘아 올렸다. 위성 한 대의 무게는 TV보다도 작은 불과 25kg. 3개의 마이크로 위성은 우주궤도에서 마치 사이좋은 3형제처럼 일렬로 배치돼 나란히 비행했다. 지상 300km에서 펼쳐진 사상 최초의 인공위성 일렬 비행은 어두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우주쇼로 기록됐다.
이런 이야기를 듣자면 인공위성은 무척이나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현실 속의 인공위성은 정 반대이다. 무서운 감시의 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 주인공이 보이지 않는 추격자에 쫓기는 장면이 나온다. 추격자는 사람이 아닌 고성능 인공위성이다. 국가안보국은 우주에서 촬영한 도망자의 실시간 영상을 지상에서 전송받는 방식으로 입체 추격전이 벌인 것이다.
과연 이런 일이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지상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위성이 사람이나 차량의 이동 정보를 포착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세상에는 통신, 기상관측, 우주탐사, 과학 실험용 등 다양한 기능의 위성이 있지만 백미는 관측위성, 조금 더 나아가면 정찰위성이다. 정찰위성의 최강자는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미국의 KH-11, KH-12 시리즈의 위성군이다. 두 시리즈 모두 광학관측용, 즉 디지털카메라처럼 빛을 이용해 지상물체를 촬영하는 시스템으로 KH-11은 주간 정찰용이고 KH-12는 적외선탐지기능을 갖춘 주야간 정찰용이다. KH가 Key Hole(열쇠구멍)의 약자이니 얼마나 정밀한지는 짐작이 간다.
KH-11에 실린 광학카메라의 해상도는 대략 10cm급(10cm를 하나의 픽셀, 즉 점으로 인식한다는 뜻)으로, 지상의 자동차 번호판까지 식별이 가능하고 걸어가는 남녀의 성별까지 구분할 수 있다. 한마디로 웬만한 지상 목표물은 KH 위성의 ‘눈’을 피해갈 수 없다.
1999년 발사된 아리랑 1호가 해상도 6.6m, 2006년 러시아에서 발사한 관측위성 아리랑 2호의 해상도가 1m인 점을 감안할 때 그 위력은 실로 짐작이 간다. 게다가 KH 위성은 더 선명한 화면이 필요할 경우 고도를 낮춰 지상에 근접한 뒤 정밀한 탐색을 하고 다시 궤도로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이 1999년 쏘아올린 아리랑 1호. 이 위성은 현재 수명이 종료돼
더 이상 영상자료를 보내오지 않고 있다. 영상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그러나 정찰 위성의 최강자인 KH 시리즈도 약점은 있다. 바로 악기상, 즉 구름이 많거나 눈, 비가 올 때는 촬영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 때를 대비해 등장한 게 레이더와 레이저를 이용해 관측하는 위성이다. 이 위성들은 전파를 발사한 뒤 반사파를 분석해 목표물의 정보를 얻는 것으로 미국의 해상도 1m급 ‘라크로스’ 위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당시 KH-11과 12 위성에 라크로스 4~5기를 투입해 이라크 상공에서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의 정찰위성 선두주자는 일본이지만 일본의 정찰위성을 탄생시킨 건 북한이었다. 지난 1998년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자 기다렸다는 듯 일본정부는 정찰위성 발사 결정을 내렸다. 일본은 지난 2003년 해상도 1m급의 광학위성을 시작으로 한반도 정보수집위성을 H2A로켓에 실어 우주에 올리기 시작했고 이후 해상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레이더 위성까지 개발해 발사했다. 현재 광학위성 2개와 레이더 위성 2기가 IGS라는 이름으로 한반도의 하늘을 감시하는 건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과 일본 외에 프랑스의 헬리오스(HELLIOS), 이스라엘의 오페크(OPEQ) 등의 정찰위성이 있고 러시아와 중국 등도 당연히 우주첩보전에 나섰을 것이다. KH 위성을 능가하는 ‘빅브라더’ 위성이 우주궤도 어딘가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정찰위성은 각 나라가 존재에 관한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고, 자국 로켓에 실어 자국 우주센터에서만 발사하기 때문에 정확한 실체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한국은 어떨까? 시작은 늦었지만 우리도 꽤 수준 높은 관측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해상도 1m 짜리 아리랑 2호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어 미국과 러시아, 일본, 이스라엘,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 관측위성 강국이 됐다.
<아리랑 2호가 촬영한 독도 영상. 영상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내년 중에는 전천후 촬영이 가능한 SAR(Synthetic Aperture Radar) 레이더 위성인 아리랑 5호가, 2011년에는 해상도 70cm급의 아리랑 3호가 발사될 예정이다. 특히 아리랑 5호는 해상도면에서 일본수준을 능가하는 세계수준의 레이더 위성이다.
이미 발사된 광학위성인 아리랑 2호에 이어 레이더 위성인 5호가 우주에 올라가 짝을 이루면 낮과 밤, 눈 비오는 날씨에 상관없이 전천후로 전 세계 어디든 볼 수 있다. 또 아리랑 3호가 개발되면 역시 레이더 위성인 아리랑 6호가 뒤따라 발사될 예정이다.
최근 북한의 로켓발사가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북한은 광명성 2호 위성을 올리기 위한 은하 2호 발사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과 일본은 미사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사일이든 발사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대포동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함경도 화대군 무수단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미국 발 외신이 처음 전해져 세계가 떠들석 했었다. 북한의 한 시골도로에서 이뤄지는 물체의 이송과 산속에서 벌어지는 미사일 동향을 미국은 훤히 알고 있었다. 정찰용 비행기로는 수집이 불가능한 정보라는 걸 감안하면 첩보위성의 작품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감시당하는 나라는 과연 북한뿐일까? 미국, 그리고 강대국의 다른 나라 엿보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얼마 전 한 해외 포털사이트가 인공위성을 이용해 지구 전체를 상세히 볼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다고 한다. 이런 관측위성을 피핑톰(Peeping Tom)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몰래 숨어 쳐다보는 이’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사람이 아닌, 우주를 떠다니는 인공위성을 부르는 말로 바뀌고 있다.
인공위성은 일기예보, 통신, 지리정보시스템(GPS) 등 정보를 제공해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는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하루 24시간을 지켜보는 피핑톰이 머리위에 떠 있다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외국보다 뛰어난 피핑톰을 만들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조금 더 평화적으로 사용될 수는 없을까? 사생활 침해 없이도 각종 정보가 풍족한 세상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글 : 강진원 TJB 과학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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